순대라면 첫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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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에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결국 직장인의 운명이다. 회사가 광화문에 있어 이런 저런 먹거리는 많으나 사람의 심리가 늘 가던 곳만 가는, 내 발이 내 몸에 있지만 나를 위하기 보다는 그냥 습관적으로 방향을 찾아 이동하는 AI 네이게이터가 된 느낌이다. 

 

오늘은 함께 밥을 먹기로 한 동료가 추천하는 메뉴가 있었는데,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순대라면 ?? 

 

그게 맛있나?  가능하나? 라면을 순대국에 넣어서 먹으면 그게 음식인가? 사료인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왠지 께름칙한 느낌이, 그러나 이미 나의 발은 그 순대라면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12시 조금 전에 가니 딱 한자리 남아 있다. 

방석을 가져와서 자리에 털썩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오마이갓.

모두가 순대국에서 라면 면빨을 들어서 입에 넣고 있다.

 

이집의 대표메뉴라는데, 나한테 그거 먹을거냐고 대놓고 묻는 제 3국에서 온 아주머니, 그냥 '네' 라고 조용히 있었다.

 

5분이 지나자마자 그냥 가지고 나오는 그 음식. 매일 점심에 무지막지하게 시켜 먹으니 미리 만들어 뒀나보다 싶어서 받아서 보니, 순대국밥인데, 그 안에 라면 면빨이 ㅋㅋㅋ 

 

 

 

대충 이런 비주얼이다. 

얼큰 순대국 느낌인데, 누가 저기에 최초에 라면을 넣었을까 궁금하던 찰나, 

 

입에 한숟갈 넣어보니 ~ 오 ~ 

 

이건 맛있는 거였군. 하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입에 마구마구 넣었다.

 

결국 입천장은 데이고, 옷에는 국물이 튀었지만, 어찌되었건 첫경험 치고는 나쁘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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