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마왕 신해철

마왕 신해철. 

그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다.

그의 노래를 한번도 안 들어본 사람도 없다.

초딩시절 운동회 날에는 운동장 널리 “그대에게”가 울려 퍼졌다.

'응답하라 1988' 에서는 쌍문동 아이들이 모여앉아 대학가요제에서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신해철의 음악에 춤을 추는 장면도 나온다.

​

​

그만큼 신해철의 노래는 전 세대가 함께 들을수 있는 노래였다.

'째즈카페' 라는 노래가 있다. 신해철 초창기 노래라 모르는 사람도 많을것 같다.
흑인 그루브가 절로 느껴지는 그 당시 이런 노래도 없었다.  

​

넥스트가 결성되고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라디오로 들을때면 나는 어깨가 절로 들썩 거렸다.

애니메이션의 OST 앨범치고는 너무 고퀄로 만들어진 탓에 음악만 뜨고 애니는 오히려 묻힌 케이스다.

중학교 시절 노래 좀 부른다는 아이들은 모두 얄리를 하루종일 찾으며 “날아라 병아리”를 흥얼거렸다.

나도 피아노에 빠져있던 시절 그 노래 악보를 구해서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고백용으로 부를려고 노래도 연습했지만 친한 친구에게 타이밍을 뺏기고 난 뒤 스스로 포기했던 기억도 난다.)

​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노래는 일렉음악이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귀로 듣게해준 음악이다.
노래 초반부 중독성 있는 그 멜로디는 항상 귀에 울려댔었고, 그만의 목소리로 진행하는 라디오는 나름 신세대, X세대라면 들어줘야 하는 머스트 아이템이었다.

민물장어의 꿈은 반복되는 멜로디에 시를 읊조리는 듯한 노래가 너무도 좋았다.
로커지만 소리를 내지르지 않아도 그냥 좋은 노래였다.

특히 민물장어의 꿈은 그가 살아 생전에 본인의 장례식장에 울려퍼질 노래라고 얘기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그를 기리는 모두가 그를 기억하며 그 노래를 들었다. 내 아이튠즈에도 한동안 그 노래가 가장 많이 들은 음악에 올라와 있을만큼 익숙하다.

​

​

그가 떠났다는 사실을 들은 날 너무 슬펐다.
이젠 그의 새음악을 들을수 없다는 것 만큼이나 대한민국 가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 중 한명을 잃었다는 슬픔이 컸던 탓이다.

마왕이라는 칭호로 불린 신해철.
그에 대해 무슨 말을 더 하겟는가.

그냥 그는 음악의 천재였고, 우리들의 마왕이었으며, 모두의 꿈을 대신 노래해주는 대변자였다.

​

​

요즘 신해철 추모 공연 및 티비 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

신해철의 아내분이 방송에 출연하여 타가수들이 부르는 남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나도 찡했다.

남은 사람 모두가
그의 음악으로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

신해철의 자녀들이
나중에 훌쩍 커서 티비에 나와서 아빠의 음악에
대해 얘기한다면 나는 아마 다시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는 그때도 나의 마왕일테니까...